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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이 뭐길래? – 기업이 환경을 책임지는 새로운 방식

co밍 2025. 4. 11. 13:17

한때 기업의 성장은 수익과 효율성, 시장 점유율로만 판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좋은 제품'이 아니라, '좋은 기업'을 선택합니다. 제품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노동자와 환경은 존중받았는지, 사회에 어떤 가치를 더했는지를 따져보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죠. 이처럼 기업에 대한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개념이 바로 ESG 경영입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윤리적 경영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뜻합니다. 한마디로,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전략이자 기준입니다.

한때는 "환경을 생각하면 돈을 벌 수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ESG를 실천하는 기업이 투자자, 소비자, 인재들에게 더 많은 선택을 받습니다.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신뢰와 생존을 택하는 것이 곧 경쟁력이 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ESG 경영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며, 기업과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SG 경영
ESG 경영

ESG의 E – 환경(Environment),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

ESG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 'E', 즉 환경(Environment)은 오늘날 기업이 직면한 가장 현실적이고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기후 변화, 탄소배출 증가, 자원 고갈, 생물 다양성 파괴 등은 더 이상 특정 집단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가 겪는 일상적인 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은 자사의 생산, 유통, 소비 구조 전반을 재점검하며,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환경 경영 사례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실천입니다. 이는 기업이 활동을 통해 배출한 이산화탄소 양을 줄이거나, 이와 동일한 양의 탄소를 흡수하거나 제거해 '실질적 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전략입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탄소중립 계획을 실행 중이며, 국내 기업들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아시아 지역 사업장의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친환경 반도체 공정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생에너지 전환(Renewable Energy Shift)도 ESG 경영의 핵심입니다. 기업들은 석탄, 석유 같은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에서 벗어나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의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을 'RE100(Renewable Energy 100%)'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구글, 애플, 나이키, 이케아와 같은 기업들이 이 캠페인에 동참 중이며, 국내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 SK텔레콤 등이 가입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ESG의 E는 단순히 이미지 제고용 전략이 아닙니다. 기후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친환경 경영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환경을 외면한 경영은 소비자와 투자자, 사회 전체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ESG의 S – 사회(Social), 기업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영역

두 번째 축인 'S', 즉 사회(Social)는 기업이 공동체 안에서 어떤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는 단순히 '기부'나 '봉사활동'의 수준을 넘어, 노동자의 인권 보호, 다양성과 포용성, 지역사회 공헌, 공급망의 윤리성 등 보다 실질적인 사회적 책임을 포함합니다.

최근에는 기업 내부의 다양성과 포용성(Diversity & Inclusion, D&I)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자리잡았습니다. 단순히 젠더나 인종의 다양성뿐 아니라, 연령, 장애 여부, 성 정체성 등을 포괄하는 광의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를 기반으로 혁신을 만들어가는 조직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직원이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포용성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인 CJ제일제당은 장애인을 위한 채용 프로그램과 근무 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의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과 윤리를 지키는 구조를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공정무역’ 원칙을 적용한 커피 브랜드나 의류 회사들이 많아졌는데, 이는 단순히 원재료를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 현지 농부나 노동자들의 정당한 대가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움직임입니다. 이러한 윤리적 공급망은 ESG 경영의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사회적 책임은 팬데믹이나 자연재해 같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코로나19 당시 많은 기업들이 마스크 생산을 확대하거나 의료진을 위한 물품을 기부하며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이 아닌, 위기 속에서 기업이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브랜드 이미지에 직결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기업은 더 이상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만이 아닙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고객, 직원, 협력사, 지역사회 등)와 함께 성장하고,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기여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ESG의 S는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기업이 어떻게 응답하는지를 보여주는 잣대입니다.

ESG의 G – 지배구조(Governance), 투명성과 책임의 핵심

마지막으로 살펴볼 ESG의 ‘G’, 지배구조(Governance)는 기업의 운영 투명성, 윤리성, 이사회 구조, 내부 감시 체계 등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이 요소는 앞서 언급한 환경, 사회적 책임과 긴밀히 연결되며, 기업이 얼마나 책임감 있게 운영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지배구조가 왜 중요한가? 과거 수많은 기업 스캔들—예를 들어 회계 부정, 내부자 거래, 부당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 등—은 단지 한 기업의 실패로 끝나지 않고 사회 전반의 신뢰를 흔들곤 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오너 중심의 폐쇄적인 지배구조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어 왔으며,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건전한 지배구조는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 경영을 포함합니다. 예컨대, 일부 대기업은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설치하여 환경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전략을 논의하고, 실행을 감시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주 외에도 직원, 소비자, 사회 전체를 고려한 경영 의사결정을 하려는 움직임도 확산 중입니다.

또한 윤리경영은 지배구조의 핵심입니다. 내부 고발 시스템, 부패 방지 정책, 개인정보 보호 등은 모두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신뢰를 잃은 기업은 고객도, 투자자도 떠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기업들은 ‘이익을 내는 방식’ 자체에 대한 투명성과 윤리를 요구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직한 지배구조 구축은 ESG 평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ESG의 G는 결국 ‘누가, 어떤 방식으로 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투명하게 답할 수 있는 기업만이 신뢰를 얻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지배구조가 왜 중요한가
지배구조가 왜 중요한가


ESG 경영은 더 이상 ‘착한 기업 마케팅’의 도구가 아닙니다. 기후 변화, 인권 문제, 사회적 불평등, 기업 부패 등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ESG는 기업이 미래에도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자, 우리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소비자와 투자자, 사회는 이제 ESG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며, 윤리와 지속가능성을 갖춘 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합니다.

기업의 변화는 곧 우리의 삶을 바꿉니다. 우리가 선택하는 제품,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 우리가 일하고 싶은 회사는 이제 ESG라는 이름 아래,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ESG 경영은 결국, ‘함께 잘 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오늘날의 기업이 내리는 가장 현명한 해답일지도 모릅니다.